임인택 칼럼 - < 답(答)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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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칼럼

임인택 칼럼 - < 답(答)해야 한다 >

윤석열 대통령은 4월1일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51분에 걸쳐 대국민 담화를 했다. 늦은감은 있으나 시종 진지하고 간절한 호소를 했다. 많은 국민들 또한 다 그렇게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 된다. 원고지 70장 분량의 담화 상당 부분을 의료 개혁에 대한 이유와 증원 2000명 산출 근거와 당위성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했다. 의료계에 대해선 '과학적 근거를 갖고 통일된 안을 제시하면 언제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했고, 의·정 갈등 해결을 위해 국민이 참여하는 3자 대화체 구성도 제안했다.

그러한가운데 4월4일 오후에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박담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을 가졌다.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현장을 떠난지 45일 만이다. 하지만 증원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박위원장은 2000명 증원을 백지화한 뒤 원점에서 재 검토하자고 했고, 윤대통령은 ‘의대 증원은 국민 요구에 따른 의료 개혁 과제’라는 점을 들어 어려운점을 표시했다.
박위원장은 면담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고 썼고, 면담 결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면담 前 내부 공지에서 '의대 증원과 필수 의료 패키지 전면 백지화'라고 했고, 또 '요구안 수용이 안 되면 원래 하던 대로 다시 누우면 끝'이라고도 했다. 그런가하면 앞서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차기 회장 당선인은 '의사에 나쁜 프레임을 씌우는 정치인들에 대해선 낙선 운동을 펼치겠다'고 하고 '국회 20~30석 당락이 결정될 만한 전략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화 전제 조건으로 '대통령의 직접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장도 했다.

국민들은 그래도 이번 기회에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박 위원장의 말대로 정말 '대한민국의료의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의료계의 입장이 아닌, 국민들의 입장에서 볼때 의료계에 거는 기대와 희망이 보이지 않고 암담하다는 생각이 들어간다. '의견 수용이 안 되면 원래대로 다시 누우면 된다'고 하고 있고, '20~30석은 당락시킬 전략이 있다'고 하며, 대화조건으로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대안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증원 철회 주장만하고 있다.
대화조건으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데, 무엇을 사과하라는 건지 내용이 없다.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국민수에 비해 의사수가 적어 의대증원을 하겠다는 것이 잘못이라도 되는 것인지, 그렇다면 숫자는 대화로 조정하면 되는데, 대화의 전제 조건이 '사과'라고 하니, 상식적이라는 생각이 들어가지 않는다.

의사들은 자타가 인정하고 싶은 지성인들이다. 그런데 어떻게 국민들에게 실망을 줄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 지성인다운 언행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다음의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答)할 것인지를 얘기해야 한다.
첫째, 이 싸움은 단순히 어느 특정인과의 싸움이 아니라 국민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피해는 오로시 국민들에게 직접 돌아오기 때문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76%가 증원을 원하고 있고, 16%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답 할 것인지 말 해야 한다. 둘째, 타결이 안 되고 시간을 끌수록 의료계에 나쁜 이미지만 남게 된다. 모든 국민들은 이러한 상황들을 오직 의사들의 밥그릇 욕심때문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할 것인지. 셋째, 의사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우리나라의 임상의사수(한의사 포함)는 인구1,000명당2.5명 꼴로 OECD국 평균 3.7명에 비해 크게 부족하여 멕시코가 꼴찌로 2.41명, 한국이 2.51명으로 꼴찌에서 두번째가 된다. 부족 의사수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할 것인지.
넷째, 현장에서는 지금도 국민들의 희생이 따르고 있다. 히포크라테스, 제네바 선언으로 일생을 인류를 위해서 봉사하겠다고 선서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환자들을 팽개치고 집단행위를 할 수 있는 것인지. 법적인 문제를 떠나서 의사의 윤리적인 측면에서도 있을 수 없는 비인간적 범죄 행위라는 것을 생각해 봤는지.
얼마전 충북 보은에서는 물웅덩이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구조된 생후 33개월 아이가 상급 종합병원 이송을 거부당하다 숨지는 일이 발생했고,
충북 충주에서도 넘어진 전신주에 깔린 70대가 병원 3곳으로부터 이송을 거부당한 끝에 결국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또 기약도 없이 하염없이 수술을 기다려야 하는 암 환자들과 가족들은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여기에대한 답은 무엇인지. 말 해야 한다. 답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은 오로시 상위소득 계층의 사람들이 밥그릇 챙기기 위한 것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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