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택 칼럼 - < 지혜가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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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칼럼

임인택 칼럼 - < 지혜가 필요하다 >

인간사회에는 갈등이 있다. 갈등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런데 신의 세계에는 갈등이 없다. 왜냐하면 완벽만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에게는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갈등을 행복도 만들 수 있고 불행도 만들 수 있으며, 천국도, 지옥도 만들 수 있다. 인간들만이 가지는 의지력이다. 다른 동물들이 가질 수 없는 축복이고 가치다. 의지력에 의해 천사가 될 수도 있고 악마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요즘 천국과 지옥을 느끼고 천사를 볼 수 있다.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주장 손흥민(31)과 이강인(22)이 몸 싸움이 있었다. 손흥민이 멱살을 잡자 이강인이 주먹질을 했다. 이로인해 하극상을 한 이강인을 향한 여론의 분노가 폭발했다.  
그런일이 있은 후 이강인이 곧바로 런던으로 손흥민을 찾아가 사과했고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게시물’ 형태의 반성문까지 올렸다.
이에 대해 손흥민 역시 인스타그램에 이강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강인이가 진심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저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에게 사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인이가 그 날 이후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달라”고 강인이의 마음까지 헤아려 걱정하며 축구 팬들에게 부탁까지했다.   

그리고 지난 태국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전이 있었고, 이때 4차전 태국 원정 경기에서 손흥민은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두 번째 골을 터뜨리게 됐는데, 이 때 이강인은 골이 터지자 기뻐하며 앞.뒤 볼 겨를도 없이 곧바로 손흥민에게 달려가 펄쩍 뛰어올라 안겼다.
이에 손흥민 역시 달려오는 이강인을 활짝 안아주며 “무겁더라”하고 웃은 뒤 “이번 일로 인해 강인 선수가 정말 더 멋진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오랜 만에 강인 선수를 끌어 안아봤는데 너무 좋았다. 강인이가 귀여운 막내의 매력이 있는데 그 매력을 오래 간직했으면 좋겠다”며 “내가 옆에서 강인 선수를 많이 도와주겠다”고 덧붙였다.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모습이고, 보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뭉쿨하게 해주는 장면이다. 이 분들이 바로 천사고 천국의 모습이다.

그런데 한편 요 며칠사이 어느 정당의 공천과정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비정함을 느낀다. 비명계에 속한 후보 한 사람은 소속 정당의 20대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이기도 했던 사람이다.
물론 시스템 공천이냐, 사천이냐를 논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오직 공천 과정을 보면서 참으로 냉혹함을 느끼며 그 시기의 손흥민과 이강인의 모습이 오버랩(overlap) 되는 것이다.

보도된바와 같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선 결선투표에서 친명계 원외 인사인 정봉주 전 의원에게 패했다. 대표적 비명계 인사인 박 의원은 당 공천관리 위원회로부터 ‘현역 하위 10%’ 통보를 받았고, 당헌·당규상 경선 점수의 30%를 감점받게 돼있다.   
그런데 공천이 확정된 정봉주 전 의원의 ‘목발 경품’ 발언 논란에 대해, 사과 받을 당사자들이 ‘연락이나 사과를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을 밝힘으로 민주당은 막말 논란에 싸인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을 취소했다. 그러면서 비명계 박용진 의원이 “경선이 불공정하게 치러졌다”며 낸 재심 신청도 기각했다. 그리고 다시 재 경선한 결과, 박용진(재선) 의원은 친명계의 지원을 받은 조수진 변호사에게 패하게 됐다.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 취소로 이틀 전 경선 후보가 된 조 변호사가 박 의원을 꺾은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후보로 결정된 조수진 변호사가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이유는 변호사 시절 다수의 성폭력 피의자를 변호했다는 논란 때문이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최종 후보로 한민수 대변인을 공천했다. 한 대변인은 지난 대선 때부터 이 대표의 ‘입’ 역할을 한 친명 핵심의 인물이다. 기여코 박용진 의원은 공천에서 탈락됐다.

일련의 일들을 보면서 비명계 한 사람의 후보는 결국 처절한 버림받음의 모습이 됐다. 많은 국민들도 '참 혹독하다'는 생각을할 수 있고 또 그렇게 느꼈을 것이라 생각 된다. 그러면서 떠오르는 것이 앞에서 얘기한 손흥민이 이강인을 품는 아름다운 모습이 오버랩 되는 것이다.
저기는 저런데 여기는 참으로 살벌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기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이기적이면 되는 것일까. 지혜가 필요하다. 또 어느 사람은 정의를 강조하지만 고집스런 오기와 불통으로 국민들로부터 역풍을 맞는 사람도 있다. 오만과 독선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이기적이던 이타적이던 강한 의지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혜가 있어야 한다. 목적달성을 위한 소통, 설득, 시기, 방법, 때에 따라서는 자신의 비움 등의 지혜가 있어야 한다.
지혜가 없는 의지력은 마치 기초없이 모래위에 집을 지은 것이나 다름 없다. 창수(漲水)가 나고 바람이 불면 그 집은 무너진다.
손흥민의 이해와 용서같은 지혜가 필요하다.
이해는 남을 알고 받아 들이는 것이고, 안다는 것은 인지가 아니라  공감하는 것이다.
의지력이 중요하듯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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