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택 칼럼 - < 손흥민의 용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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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칼럼

임인택 칼럼 - < 손흥민의 용서 >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주장 손흥민(31)과 이강인(22)이 경기 전 몸 싸움이 있었다. 손흥민이 멱살을 잡자 이강인이 주먹질을 했다고 한다. 

이로인해 이강인을 향한 여론의 분노가 폭발했다. 하극상이다. '국가를 대표하는 조직에서 하극상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라고 하며, 다수는 '이강인을 축구계에서 영구 퇴출시켜야 한다'하고 '병역 면제를 박탈하고 입대시켜라' 또는 '국대에서 영원히 뽑지 말아야 한다'는 등 가시 돋친 말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한 편에선 이번 사태에 대해서 “이강인만 너무 과도하게 비난하는 것도 안 된다”는 소수파의 의견도 있었고, 또 어느 사람은 스페인에서 자란 이강인이 유럽 문화식 자기 표현이라고 말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지난 21일 주장 손흥민이  “이강인을 특별히 보살피겠다”고 말했다. 이강인이 런던으로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사과하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밝힌 뒤였다.
손흥민은 인스타그램에 이강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고 “강인이가 진심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저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에게 사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인이가 그 날 이후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달라”고 축구 팬들에게 부탁까지했다.

훈훈한 풍경이다. 하지만 하극상은 처음부터 없었어야 더 좋았을 것이다. 용서를 빌고 용서를 한다 할지라도 사람의 감정은 유리와 같아서 한 번 깨진 유리는 본연의 모습을 되 찾을 수 없듯이 한 번 상처난 감정은 지워질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조심하게 되고 신경이 써지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어느 누구도 완벽할 순 없고, 잘 못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기에 용서라는 것이 존재하고, 용서를 구하고 용서하게 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용서를 구하는 입장에서는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인정하고 뉘우침이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주변의 인식 때문에 또는 분위기 때문에 마음에 없는 용서를 구한다면 용서는 이루어질 수 없다.

일련의 일들을 보면서 보기 좋다는 생각이 든다. 실은 하극상은 당하는 입장에서는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능력의 평가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손흥민의 인간성을 보면서 참 따뜻하고 반듯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간다. 도량이 넓고 관대한 마음이 주장답다는 생각이 들어간다. 9살이나 어린 사람에게 공개적으로 창피와 수모를 당한 것인데 그것을 받아주고 또 상대방의 마음까지 헤아려서 걱정까지 해준다. 참으로 훌륭한 인성이다.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달라'고 팬들과 국민들께 부탁까지 한다.
착하고 훌륭한 사람이다.

용서를 구하는 이강인의 입장에서도 직접 런던으로 손흥민을 찾아가 정식으로 사과했고, 인스타그램에 다시 ‘게시물’ 형태의 반성문까지 올린 것을 봐서는 진정한 뉘우침과 사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정한 사과이기를 바란다.
조직에서는 아무리 뛰어난 인재들이 있다 하더라도 질서가 와해되면 축구든 기업이든 조직은 성공할 수 없다. 그런데 두 사람의 일련의 모습들은 희망이 있어 보인다.
뼈도 부러진 부분이 더 단단히 붙는다는 말도 있다. 오늘을 계기로 두 사람의 우정이 더욱 성숙되기를 바라고, 팀워크 역시 더욱 건강한 조직으로 발전해 가기를 바란다.
용서는 잘못이 있기에 존재한다.
두 사람과 한국축구계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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